챕터 17

키어런의 시점

저녁 식사 후, 캐서린이 붕대를 갈아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. 나는 한 치의 여지도 없이 단호하게 거절하고, 의료용품을 챙겨 우리 층 공용 화장실로 물러났다. 그 공간은 엉망이었다——곰팡이 핀 벽, 금 간 타일, 몇 시간 전부터 온수 생산을 포기해버린 낡은 온수기. 위층 바그너 가족이 온수를 다 써버린 탓이었다.

문을 잠그고 잠시 그 문에 등을 기댔다. 시브이에스 봉투가 손에 묵직하게 느껴졌다. 그러고는 오른팔을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하며 세인트 주드 교복 셔츠를 천천히 벗었다. 얼룩진 거울 속에 비친 나는 창백하고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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